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를 예약 한 동생이 일주일 내내 비 예보소식에 우울해했지만 비가 오면 더 운치 있고 멋있는 곳이 많아서 나름 세 군데를 추천하여 안내해 주기로 했습니다.
비 오는 날 제주여행 "노형슈퍼마켓"
제주도의 공항에서 7.3Km 자동차로 15분 내외로 도착이 가능하고 서귀포시 넘어가는 평화로 쪽이라 가는 길에 위치(제주시 노형로 89) 해서 제주도에 와서 첫 구경거리로 좋은 곳입니다.
09:30 개관하여 19:00 마감되는 데 입장료가 성인 15,000원입니다. 주차장은 무료이고 건물 옆쪽과 뒤쪽으로 넓은 편입니다. 건물 앞에 제주상징 야자수가 멋지게 있어서 야외테이블에서 커피 한 잔 마시기도 좋습니다.
1층에는 입장데스크와 기념품관으로 이루어져 있고 관람관은 2층 계단을 이용하여 올라갑니다.
입장은 시간대별 입장이 아니라서 따로 예약은 필요 없지만 네이버예매 시 할인혜택이 있습니다.
2층에는 노평수퍼마켙의 1981년 흑백으로 연출한 공간을 표현하고 그 공간을 넘어서면 이어지는 찬란한
빛의 향연 그 자체로 신비함을 보여줍니다. 공연장은 꽤 넓은 공간으로 이루어져 미디어아트쇼가 연출되며 8가지 테마에 맞추어 다양한 쇼가 펼쳐집니다. 풍성한 사운드와 웅장하면서 시원한 느낌 속에 다양한 아트쇼가 신기하기도 하고 자주 볼 수 있는 광경이 아니어서 그런지 빠져들어 보다 보니 30분 정도가 지나갑니다. 그곳의 공연이 끝나고 "숨바꼭질"이라는 무대 뒤쪽의 공간에 들어가면 양쪽으로 이어진 곳에서도 다양한 미디어아트쇼가 펼쳐집니다. 발로 밟는 대로 몸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재미에 무한하게 동심에 빠져 움직여 봅니다. 미디어아트쇼의 매력을 보니 복잡한 머릿속을 비우며 온전히 이곳의 흐름에 몸을 맡기면 조금은 해방되는 느낌이 듭니다. 노형슈퍼마켓은 우리가 사는 세상과 또 다른 세상을 연결시켜 주는 잃어버린 문을 찾아주지만, 그럼에도 불안정한 공간을 연결하기도 하는 그런 의미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미디어 아트쇼이면서도 그 공간 안에서의 신비로움과 잠시나마 그곳에 빠져볼 수 있었다는 곳이 재미있는 공간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은 잠시나마 과거를 회상하고 자녀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그 즐거움을 누리는 듯한 모습에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고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잠시나마 공간의 이동을 해보며 여행을 떠나온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본태박물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다다오의 자연친화적인 건축과 전통공예, 현대미술의 다양한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박물관입니다. 본태박물관은 전통과 현대의 그예 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함을 목적으로 2012년 수려한 자연경관이 함께하는 제주에 설립되었고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 762번 길 69에 위치하고 있으며 본태박물관의 입장료는 25,000원입니다.
본태는 '본래의 모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995년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건축가 안도다다오가 설계한 본태박물관은 대리석을 연상케 하는 건축가 고유의 노출콘크리트와 건축요소로 차용된 빛과 물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건축의 뛰어난 수준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쿠사마 야요이라는 작가의 노란색 대형호박 작품도 감상할 수가 있습니다. 무한 거울방의 공간은 2미터의 길이인데 우주에 빠진 기분이 들 정도로 시야가 확장되는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상설관 넘어가는 길에 담벼락과 물길이 뮤지엄 '산'에서 봤던 그 느낌과 흡사했고 통로를 따라 걸을 때 물이 따라오는 신기한 느낌처럼 본태박물관에서도 구름이랑 물이 함께 걷는 느낌이 정겨웠습니다.
굿즈샵을 지나서 현대미술작품이 있는 제2전시관으로 가보면 맨발로 들어가는 미술관이 나옵니다.
내 집에서 마룻바닥 내딛으며 작품보는 기분은 좀 더 편하고 작품들도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강원도 원주 뮤지엄 '산' 에서 본 느낌과 비슷함이 있어서 편안하게 감상을 할 수 있었고, 백남준작품과 유명해외작가들의 작품까지 전시를 해놓아서 보는 즐거움도 있습니다.
작품들을 마룻바닥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느끼며 보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본태박물관도 미리 예약하고 정보를 알고 가면 특별전시도 만나고 이벤트도 있으니 가기 전에 한 번 더 검색해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제주동쪽 비자림 숲 힐링센터
비 오는 날 여행으로 비를 맞으며 걷고 뛰고 자연의 신비함과 마주하며 힐링하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비자림 숲은 (제주시 구좌읍 비자숲길 55에 위치) 이용료는 성인 3천 원이고 주차장은 무료로 입구에 바로 있습니다. 우산보다는 우비를 입고 숲을 느껴보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비자림 숲의 관람 소요시간은 빠르면 40분, 느리게 걸으면 2시간 정도 걸립니다.
짧은 코스: 송이길 A-새천년나무-사랑나무-돌담길(40~1시간)이고 긴 코스는 송이길 B코스인데 돌멩이길추가라서 비 오는 날에는 송이길 A코스가 좋습니다.
제주도 숲길이라 포토존이 다양하게 있었는 데 혼자여행은 온전히 숲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비자림숲은 448㎢의 면적에 500년~800년 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돌하르방이 보이면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합니다. 갈림길이 나오면 직진하는 코스가 조금은 편합니다.
잘린 밑동 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여기서, 비자나무란 늘 푸른 바늘잎나무로 제주도와 남부지방에서만 자랍니다. 생긴 모양을 딴 이름이고 옛날에는 열매 속에 있는 씨앗으로 먹어 기생충을 없애거나 기름을 짜기도 했답니다.
비자나무에서 나는 상쾌한 나무향이 비 오는 날의 여행을 위로해 줍니다.
그림이나 동화, 영화에나 나올 것처럼 독특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고 이끼와 초록색 잎들까지 조화롭게 되어있어서 신비한 느낌이 듭니다. 단풍나무, 풍란, 흑난초, 후박나무 등 다양한 식물들이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21세기 제주의 안녕과 희망, 번영을 기원하는 새천년 비자나무가 800년 넘게 방문하는 이들을 멋지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제주도의 돌담길을 보며 정교하게 쌓은 돌담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 오는 날이라 바지뒷자락이며 신발이 흙탕물로 엉망이 되지만, 그래도 비 오는 날 숲길은 정말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